공배한잔과 안주반집

바둑이야기

왕적신(王積薪)의 고사(古事)

kimdong 2015. 1. 18. 01:39
728x90

왕적신(王積薪)의 고사(古事)



  왕적신(王積薪)은 당나라 최고의 명수이다. 양귀비(楊貴妃)로 유명한 현종(玄宗)황제가 안록산(安綠山)의 난(755년)에 쫓겨 멀리 피난할 때 왕적신도 수행하여 깊은 산중 외딴집에 묵게 되었다.

  한밤중 산책을 나갔다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바둑을 두는 소리가 들려 귀를 귀울여 보니 보통 수가 아니었다. 어둠속에서 바둑판도 없이 16의 4에 두었다, 6의 9에 두었다는 식의 말로써 두는데 36수 째에 이르러

  "네가 9집을 지지 않았느냐'"

  "네, 그렇군요."

  하더니 이내 잠드는 것 같았다.

  이튿날 아침 지도를 간청하며 간밤의 바둑을 복기해 보이니 시어머니가 

  "손님께서 좀 아는 듯 하니 네가 한 수 일러드려라."

  하여 며느리에게 정석과 포석 등 몇가지를 배우는데 실로 간단 명료한 이치였다.

  왕적신이 더욱 매달리자 시어머니는 웃으며 그만하면 세상에 따를 자가 없을테니 과욕을 삼가하라 한다. 하는 수 없이 깊이 감사하고 하직하면서 아쉬워 되돌아 보니 사람도 외딴집도 흔적이 없었다.


양동환의'묘수와 속수'중에서


'바둑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적신의 바둑여행  (0) 2015.01.19
고승 석일행의 바둑실력  (0) 2015.01.18
왕찬(王粲)의 복기(復棋)  (0) 2015.01.18
바둑 호신술  (0) 2015.01.15
롯데쇼핑 팔각정(八角亭)  (0) 201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