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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왕찬(王粲)의 복기(復棋)

kimdong 2015. 1. 18.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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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찬(王粲)의 복기(復棋)



  왕찬(王粲)은 위(魏)시대에 문명(文名)을 떨친 사람이다. 그는 박학다식하여 어느 분야건 막힘이 없었으며, 특히 그의 기억력은 놀라웠다고 「위서(魏書)」는 전한다.

  왕찬이 약관시절 친구와 여행을 떠났는데, 어느 마을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의 눈길이 석비(石碑)에 멎는 것을 보고 친구가 물었다.

  "어떤가. 비문의 내용이 그럴 듯한가."

  "명문이라 할 것은 못되네. 그렇다고 잡문이라 할 것도 아닐세."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그 비문이 한 자도 틀림이 없이 그의 입에서 풀어져 나온다.

  또 어느 날 왕찬은 한 마을을 지나다가 바둑을 구경하게 되었다. 바둑이 끝난 후 판을 거두려 하는데 지나가는 말투로 그가 한마디 던졌다.

  "어디, 이 바둑을 복기해 볼까요."

  모여 있던 사람들이 신기해 하며 이구동성으로 권했다. 바둑판을 천으로 덮고 새 바둑판을 내오게 했다. 바삐 돌아가던 왕찬의 손길이 멎은 후 두 바둑판이 함께 놓여졌다. 한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이로 미루어볼 때 왕찬은 상당한 기력(棋力)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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