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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바둑 호신술

kimdong 2015. 1.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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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호신술



  송나라 시대 바둑의 으뜸은 가현(賈玄). 그는 대조(待詔)였다. 대조란 황제의 바둑 상대역으로 상당한 벼슬이었다. 물론 궁중의 바둑사범을 겸한다. 옛날 고수들은 바둑만 잘 둔 것이 아니라 풍부한 학식과 문장과 교양을 겸비한 선비들이었다.

  태종황제는 가현이 으례 져주는데 싫증이 나서 내기를 제안했다.

  "그대가 이기면 비단을 내릴 것이요, 그대가 지면 연못에 쳐 넣으리라."

  첫판은 화국(和局)이었다. 화국이란 빅을 말한다. 하는수없이 제대국을 벌일 수밖에. 가현은 난감했다. 져줄 형편도 안되고 이겨버리면 황제의 기분이 상할 터이니 어찌하면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은채 국면은 점입가경으로 들어갔다. 계가를 해보니 또 빅이었다.

  태종이 눈을 부릅떴다.

  "거듭해 화국이면 그대가 진것과 다름이 무언고! 여봐라! 가현을 냉큼 들어 저 연못에 던져라!"

  여러 궁인들에게 잡혀 끌려가는 가현이 버둥거리면서 소리쳤다.

  "폐하! 소신의 손안에 돌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가현의 호신술에 태종도 감탄하여 크게 웃으면서 후한 상을 내렸다 한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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