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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다의 바둑/예담(藝談)

외길은 <읽기>가 아니다

kimdong 2019. 4. 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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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은 <읽기>가 아니다


  바둑 전문가면 거의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지만, 手數를 몇 수까지 읽을 수 있습니까? 선생님은 몇 수나 앞을 내다보십니까? 하는 질문을 받는 일이 있다. 전혀 바둑을 둔 경력이 없는 사람은 별도로 친다 하더라도 아마추어로서는 상당히 강한 사람으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읽기>라는 것을 매우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말하자면 그런 질문에는 전문가나 고단자는 머리 속에서만 흑백의 추이를 따져나가는 일종의 신비적인 힘을 지닌 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들은 <읽기>라는 것은 단순한 외길의 추리와 기억의 능력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들이 <읽기>라고 하는 것은 盤面의 형태를 기초로 해서 어느 정도까지 장차의 구도를 머리에 그려 보고, 피차가 그렇게 된 결과가 자기에게 유리한지 어떤지 형세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형세판단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자기가 생각한 구도가 옳으냐 어떠냐 하는 관망을 측정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구도는, 다른 항목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하나 뿐이 아니라 몇개든지 만들 수가 있따.


외길로 나아가는 변화를 추리하는 <읽기>라면 우리들에게 있어서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도중에 다소 옆길을 따지는 경우까지 합치더라도, 50수나 80수를 내다보지 않으면 안 될 경우도 있다.


  눈 앞에 있는 모양에서 반사적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 해도 10수나 15수 앞을 내다보게 되는데, 그것은 <읽기>라고 하지 않고 <보기>라고 한다. 이를테면 단순1한 수졸임이나 사활의 결과는 전문가라면 한번 훑어보기만 하면 누구나 곧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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