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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신기(神技)
이창호가 조치훈을 3대0으로 눕히고 동양증권배를 따낸 일이 있다.
조치훈이 이창호를 보아하니 나이어린 소년인데다가 바둑도 특출난 데가 없고 도모하는바 구상이 기발하지도 않으며 예봉이 또한 날카롭지도 않아 아직은 익지 않은 수박으로 알았는데 맹랑하게 따라붙는다. 역전의 용사, 반전의 명장인 조치훈으로서도 반집을 뒤집지 못했다.
대국중 옆방 검토실에서 숱한 전문가들이 10집도 나기 어렵다고 본 공배지역에 이창호의 마무리 손길이 닿으니 22집이 생긴다. 거기에 그렇게 살이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창호는 진작에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엔 반집다툼인 것도 계산하고 있었다. 9초내에 두어야 하는 초읽기의 와중에서다.
조치훈이 반집을 확실하게 챙기려고 일착을 뛰우는 순간 이창호는 살짝 비켜서면서 반집을 회수하여 마무리를 해버린다. 신기(神技)라고 할 수밖에.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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