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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공부/바둑의속임수

제2형

kimdong 2016. 3. 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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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형

  

<제1형>은 극히 초보적인 수법이다. 여기에서도 느낀 바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꾐수와 속임수의 개념에는 어딘가 일확천금의 노다지를 캐내는 꿈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정석을 외면한 이상 바둑이 이러한 꿈의 실현을 허용할 리 없다.

  바둑판에는 비리나 비합법이 파고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제1형>의 경우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상대방이 꾐에 넘어가 실수를 범하면 노다지가 굴러 들어오지만 그렇지 않고 정수의 맥으로 대응하면 예상외의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이런 술수를 쓰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 사기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도 그 사기술을 익혀 두지 않으면 안된다.



제2형

  백1, 3으로 끈덕지게 봉쇄를 시도하는 이 형은 실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옛날부터 전해지는 유도전법의 원시형이다.



제1도

  백1의 걸침에 흑2로 응수, 백3으로 협공했을 때 흑4로 육박하는 전법은 접바둑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백5, 7이 흑을 함정으로 몰아 넣으려는 꾐의 술수.



제2도

  이에 흑1, 3으로 머리를 내놓으면 실패. 이것은 죽음의 행진이다. 흑1은 여하간 그렇다쳐도 흑3은 <악수>.



3도

  흑7로 끊고 9로 백 한점을 따는데서 차츰 함정으로 말려든다.

  이것은 한 <눈>을 가지고 안심하려는 하수의 심리다.



4도

  다음에 백10, 12로 누르는데 이르면 흑은 견디지 못한다.

  백은 단 한 점을 희생시킨 댓가로 흑을 봉쇄하는데 성공했다.

  흑A로 끊으면 백 한점을 잡을 수는 있으나 백의 견고한 외세를 생각하면 이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흑은 보기 좋게 백의 꾐에 빠진 것이다.

  이 술수를 관파하고 사전에 분쇄하려면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하다.



5도

  이 꾐틀을 깨뜨리는 수순은 흑1로 나온 다음 3으로 끊는 것이다.

  흑1의 착점은 요충. 흑3은 함정의 울타리를 뚫고 나가는 돌격수단이다. 하수의 경우는 대개 이 3의 <맥>을 잡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빗나가 헛수를 두기 때문에 발목이 묶여 버리는 것이다.

  이와같은 국면에 있어서는 흑A, 백B의 교환이 헛수. A에 유혹되지 말고 3으로 끊는 것이 흑의 응전 요령이다.

  흑3에는 백4로 뻗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제6도

  가령 흑이 3으로 끊었을 때 백4로 뻗었다고 하면 물론 흑5, 7로 내밀어도 된다. 흑▲이 배치되어 있는 조건 아래서 제4선에 벽을 치면 흑의 지역은 광대해져 백의 외세를 훨씬 능가한다.



제7도

  따라서 흑▲으로 끊으면 백은 △로 빼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다음에 흑1로 두는 수는 필요치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흑1은 백2의 진지 보강작업을 거들어 주는 <악수>.

  즉 흑1, 백2에서 흑▲으로 끊으면 본도와 같은 형이 되지만 단순히 흑▲으로 끊으면 백△으로 빼기 때문에 흑1, 백2의 부분은 필요없는 것이 된다.

  흑1과 같이 상대방을 굳혀주는 이적행위를 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제8도

  이상으로 <제5도>의 흑1, 3의 수순으로 끊는 것이 정당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다음 한 수, 흑5가 명물이다.

  흑5로 붙여넘는 수단이 정통한 맥의 제1탄이다.

  유도전법이나 기만전술이라고 해도 본질적으로는 한정된 지역에서 벌어지는 국부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여기에는 모든 맥이 서로 통한다.

  이 맥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기술이 발달되면 상대방의 꾐에 빠지거나 속임수에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제8도>의 흑5로 붙여넘는 수단이 맥의 제1탄이라고 하면.....



제9도

  흑1의 붙여넘기에 백2로 젖혔을 때 흑3으로 가차없이 또 젖히는 수단이 제2탄이다.

  이것으로 백의 술책은 여지없이 분쇄되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은 흑의 제1, 2탄의 맥은 여간한 기력이 아니고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맥의 발견과 그 활용법을 수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10도

  흑1, 3의 수순은 발군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에는 돌파하는 수단.

  백4로 빼면 흑5로 한 점을 묶고 중앙을 돌파한다.



제11도

  흑의 돌파작전에 대해 백1로 잇고 버티는 것은 좋지 않다.

  흑2로 두었을 때 백3으로 나가면 흑4로 뻗어 전력을 다지므로 백은 불리한 측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제12도

  다음 백1로 축을 방지하면 흑2부터 흑4까지 강하게 눌러버리는 수단에 부딪혀 백 석점의 기능은 거의 마비, 명맥이 끊긴거나 다름없다.

  요컨대 적의 기만전술을 타파하는데는 이상과 같은 끊기, 붙여넘기, 젖혀내기 등 세가지 맥을 타이밍을 맞추어서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제13도

  이것은 전도 <제12도>의 보완형이다.

  백1로 이으면 흑2, 4로 <축>. 주위의 상황에 따라 <축>이 좋지 않으면 흑A로 육박해도 된다.



제14도

  흑1의 끊기와 흑3의 붙여넘기로 정통한 맥을 밟아도 백4로 젖혔을 때 흑5로 두면 아무것도 안된다.

  공든 탑을 제손으로 허물어버리는 격이다.



제15도

  흑7로 나와도 백10으로 이으면 흑은 봉쇄된다.

  뒤에 A의 단점이 남지만 그리 기대할 바는 못된다.

  이와 같이 정확한 수순을 따르다가도 단 한 수를 잘못 두면 전체가 헝클어져 버린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제16도

  <제2형>의 결론.

  흑1, 3의 끊기, 흑5의 붙여넘기, 흑7의 젖혀내기 등 세가지 맥이 백의 술책을 분쇄하는 수단이다.

  이 혼성수단이 동원되면 백의 작전은 실패로 끝나 버린다. 함정을 만들어 놓고 상대방을 꾀다가 실패하는 날이면 아무리 애써도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겨 그야말로 비참한 꼴이 되고 만다. 이것은 투기의 불가피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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