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백1로 급소를 찌르고 흑2로 두었을 때 백3으로 장문을 쳤는데 이것은 흑의 심리를 역이용한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수단이다.
흑이 그 속셈을 알아차려 백의 술수에 걸려들지 않으면 반대로 백이 큰 손해를 본다. 이것은 꾐이나 속임수가 갖는 불가피한 운명이다.
제1도
이 형은 백이 1로 고목에 두었을 때 흑2로 들어가고 이하 백7로 진행되는 정석에서 유도된다.
이것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정석으로 흑의 입장에 서면 흑4, 6의 <맥>이 정당하고 따라서 이와같은 결과를 밟으면 <아무 걱정도 없다>라는 감각이 기초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정석을 알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급 이상의 실력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초심자의 경우는.....
제2도
백1의 붙임에 흑2, 4로 대응하는 예가 적지 않다. 흑2, 4는 <대악수>. 이것은 적의 술수를 간파하지 못했을 때 범하는 실책이다.
제3도
백5, 7부터 9, 11에 이르러 흑은 비굴함을 느끼게 하는 응형이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상대방이 저급단계에서는 꾐수나 속임수를 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것은 유도전법이나 기만전술은 유단자의 영역에 속한다는 논거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초. 중급자에게 전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
제4도
이와 같이 흑1, 3으로 머리를 내놓을 때의 기분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쯤 해 두지 않으면 백의 함정에 빠져 위태로운 국면에 몰린다.
흑5로 두면 백 한 점이 단수에 걸리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는 심리를 백은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제5도
백은 단수에 걸린 한점을 그대로 두고 6으로 되단수.
이것이 무서운 꾐수.
흑은 7로 그 한점을 따지 않을 수밖에 없는데, 백8에 끊겨 큰일이 벌어진다.
제6도
백8이 단수이기 때문에 흑9로 이을 수밖에 없다.
백10으로 빵때림을 하면 흑의 진형은 귀는 무너져서 흔들리고 중앙은 포도송이.
이것은 바둑의 형도 아무것도 아니다. 꾐수는 이쯤되면 효과 100%. 흑의 참상은 말이 아니다.
제7도
이런 경우에는 흑1로 아래쪽을 끊는 것이 정법이다. 흑A의 절단은 함정. 대개 이 A로 끊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면 자기 편에 공배가 있어 위험하다.
제8도
흑1에 끊기면 백으로서는 대응할 수단이 없다. 고작해야 백2로 잇는 정도.
이때 흑3으로 뻗으면 충분하다.
흑은 상당한 실리를 얻었지만 반대로 백은 무거운 형이 된데다 A, B의 단점까지 있으니 골머리가 아프다.
이와 같이 흑이 단 한 수의 정착을 알고 있으면 백의 의도한 바는 완전히 빗나가버린다.
제9도
따라서 이 형에서는 백1로 벌려 두는 것이 정석으로 되어 있다.
흑이 맹목적이 아닌 이상 백A로 두는 유도전법 같은 것을 사용해서 이득을 바라다가는 큰코 다친다.
이상과 같이 바둑도 사람이 두는 일인지라 이런 꾐수나 속임수를 쓰지 말란 법은 없는 법이니 상대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수법들을 익혀 두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