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제2형
흑1의 이단젖힘은 화점의 3.三 파고들기에서 유도되는 한 가지 형이다.
이 흑1은 좌측에 배치된 흑▲의 기능을 활용해 보려는 의도를 가진 수단으로 실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흑1에 대해서는 백2로 젖히고 4로 끊는 수단이 나온다.
백2, 4에는 별반 꾐이나 속임수의 성격이 없지만 처음으로 이 수단에 부딪히면 대개 당황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것은 흑▲의 작용력을 이용하려는 흑의 의도를 꺾어놓는 하나의 편법으로 쓰이는 수단이다.
우선 이 정석의 주변부터 살펴보자.
제1도
백1의 3.三 침투에는 흑2.
이것은 흑▲을 활용하는 수단으로서는 당연하다.
백3일 때 흑4, 6으로 뻗으면 이하 백9로 젖히고 11로 이어 정석이 되는데 더욱 효과를 높이려면.....
제2도
흑1로 이단젖힌다. 이것은 흑▲의 역할을 보다 강력하게 작용시키려는 작전이다.
제3도
흑1에는 백2로 끊고 4로 단수. 이것도 일반적인 정석이다. 흑5로 단수하면 백6으로 따낸다.
백6은 절대수단. 백6을 7에 두는 것은 실책이다.
흑7로 단수하였을 때.....
제4도
백8로 이으면 흑9로 뻗어 흑의 외세가 확장된다.
그 결과 흑▲을 배경으로 흑의 작전은 계획대로 진행된 셈이다.
이 그림의 진행을 반발한 것이 <제2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설명하기 전에 참고도를 보면.....
참고도1
흑1로 이단젖혔을 때 백2로 끊고 4로 봉쇄하는 것은 보통 쓰는 수법이지만 백4일 때 흑5, 7로 귀의 실리를 추구하는 수단은 재고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이 형은 귀의 실리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백8로 밀면 백A로 내려가는 수단과 B의 젖히는 수단이 생겨 상변 흑의 형세가 생각보다 다져지지 않는다.
반면 백6으로 땅때림한 백의 진형은 견실하다. 이렇게 되면 흑▲도 취약한 느낌을 주어 흑의 형세가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참고도2
그런데 흑5로 위쪽에서 단수했을 때 백6으로 이으면 흑7, 9로 귀를 취해 이것은 <참고도1>과 달리 백이 난처한 국면에 몰린다.
귀는 <참고도1>과 같지만 흑5의 자리에 백돌이 없다는 그 차이가 주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제5도
백2, 4는 임기응변의 수단이다. 여기서는 흑5로 잇는 것이 정확한 응수방법이다.(흑A로 두는 수도 있다)
이런 조건하에서는 흑5로 이어두면 별로 뒷탈이 생기지 않는다.
제6도
흑5로 이으면 백6으로 두는 수밖에 없다.
그 다음 흑7, 9로 귀의 실리를 장악한다. 이 경과는 흑백 상호간에 불만이 없는 형으로 간주된다.
백△의 성격이 달라져 귀의 실리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대신 흑▲이 무용지물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볼 때 백이 불리한 것 같지만 수수는 흑보다 두 수가 적은데다 선수로 갈라선 점, 그리고 흑▲의 움직임을 둔화시켜 흑의 세력 형성을 방해한 점 등을 종합해서 검토하면 결코 백이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제7도
흑1로 단수하면 백2로 잇고 흑의 응수를 살핀다.
제8도
다음에 흑3으로 빵때림을 하면 백은 4, 6으로 한점을 포획.
흑7에는 백8로 응수한다. 이 변화는 백에게 상당한 실리를 갖다 준다.
흑▲의 벌림의 거리가 약간 좁아 얼마간 응형(뭉쳐진)의 인상을 느끼게 하는 것이 난점이다.
제9도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흑1, 백2 교환 다음에 흑3의 호구로 이으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백이 A로 이으면 흑B로 빵때림한다는 것이 속셈이지만 욕심이 지나치다.
백은 반드시 B로 뻗는다.
제10도
즉 백1로 뻗어 나온다.
이것은 백△으로 이었을 때부터 기회를 노린 수단이므로 당연하다.
흑2, 4로 한 걸음 늦게 들어가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달리 방법이 없다.
백은 3, 5로 한 걸음 앞서서 뻗는다.
제11도
따라서 흑은 6, 8로 어디까지나 기어가지 않을 수 없는 형세에 놓인다. 백은 9, 11로 돌파. 흑10은 한도. 여기서 흑12로 방향을 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흑12에서 귀에서 차지하게 되긴 했으나 백A로 단수하고 B로 막는 수단의 여지가 남아 있어 귀의 실리는 생각한 것 만큼 크지는 않다.
흑▲은 완전히 썩어버린 돌.
결과는 백의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