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형
제3형
화점에 대한 백1의 걸침에 흑2로 협공했을 때 백3, 5의 진행을 홀림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수는 꾐수도 속임수도 아닌 <정석>이다.
그러나 정확한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못하면 갈팡질팡하다가 손해를 보는 예가 흔하다.
백3과 흑4의 교환은 백의 손해로 알려져 있지만 그 다음 백5의 어깨짚는 수가 묘미가 있다.
그렇기에 백3을 함부로 보아넘기다간 큰일난다.
제1도
우선 백1의 걸침에 흑2로 한칸 협공을 하는 출발점에서 생각해 보자.
흑2의 협공에는 백3으로 3.三에 침투하는 것이 통상의 수법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화점으로부터의 협공에 초점을 두고 생각해 보면.....
제2도
화점에서 협공할 경우에는 먼저 3.三에 침투하는 수단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백1을 흑2로 협공하면 백3의 침투는 당연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흑4 방면에서 누르고 이하 흑8까지 진행되면 응전은 일단락이 되는데 이 과정을 예상하면 흑▲의 대비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흑▲이 없이 흑2로 협공하면 흑8일 때 백이 흑▲ 방면으로 오기 때문에 모처럼 구축해 놓은 외벽이 아무 쓸모가 없다.
즉, 흑▲이 없을 때는.....
제3도
백1의 3.三 파고들기에 대해 흑2로 차단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렇게 두면 이하 백9까지를 예상했을 때 흑▲이 외벽에 너무 근접해 있어 응형(뭉침)을 면치 못한다.
이상으로 알 수 있듯이 화점에서 좁게 협공할 경우에는 최소한 이 정도의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 협공했을 때 돌아오는 손해는 결코 적지 않다.
제4도
이 모양에서는 흑▲의 대비수단이 있기 때문에 백1에 대해 흑2로 좁게 협공해도 별 지장이 없다.
백3의 수로 A에 들어가는 것은 흑의 예상대로 움직여 주는 것을 꺼린 수단이다. 그러나 흑4와의 교환 결과 백은 얼마간 손해를 보게 된다.
백은 다음에 5로 두는 한 수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축>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백5의 어깨짚음이 어떤 <축관계>가 있는지 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제5도
백△에 대해서는 흑1로 나와 3으로 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제6도
이 경우는 백4로 단수하고 흑5 때 백6으로 뻗는 것이 맥이다. 여기에서 백A의 <축>이 좋은가 나쁜가 하는 중대한 문제가 생긴다. 즉 이 <정석>은 백A의 <축관계> 유무를 확인한 다음에 두는 것이다.
만일 <축관계>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 <정석>을 따르면 다음 과정에서.....
제7도
흑1로 끊겨 백의 세력은 급전직하로 불리한 국면에 몰린다.
<축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의 문제를 계속 알아 보자.
제8도
흑1에 의해 끊기면 백2로 나가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결국 흑7까지의 경로로 백은 잡혀버린다.
뒷맛이 쓰다는 건 말할 것도 없지만 백에게는 저항수단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런 국면에서 <축관계>가 백에게 유리하면 그 뒤에 곧 묘수의 맥이 트인다.
그 묘수의 맥이란 무엇인가.
제9도
백1로 끊고 흑2를 기다려 백3으로 단수하면 <축>이 된다. 흑A로 나오면 백B의 단수, 그리고 백C의 <축>단수.
따라서 이 <정석>은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1. 백이 <축관계>가 좋을 때 둔다.
2. 축이 좋지 않으면 흑은 즉시 나와서 끊는다.
제10도
그런데 일반적으로 <축관계>에 상관없이 흑1로 나와 3으로 끊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유도전술에 걸렸다고나 할까 어쨌든 백4, 6에 부딪혀 혼줄이 난 다음에야 <축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흑은 7로 꺾는 수밖에 없는데.....
제11도
백8에 눌리면 이것도 허탕.
흑9로 젖혀 보지만 백12에 가서 잡힌다.
제12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흑1, 3으로 두어 보지만 이 역시 아무 소용이 없다.
이와 같이 꾐수도 속임수도 아닌 정법에 얽혀 꼼짝 못하는 것은 <축관계>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제13도
이 모양은 <축관계>가 백에게 유리한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흑은 <나와서 끊는> 수순을 밟을 수가 없다. 이럴 때는 흑1과 백2를 교환하고 흑3, 5로 두는 것이 무난하다.
제14도
계속해서 흑7로 나가 백8 때 흑9로 뛴다.
흑5, 7은 백A의 차단을 봉쇄하기 위한 필요한도로 여기까지며 더 이상 3선을 기어가면 손해다.
흑9로 뛰는 수단은 백보다 한 걸음 앞서려는 것으로 기리(棋理)의 기본이다.
흑B에 대비해서 백10으로 지키면 이 부분의 접전은 일단락이다.
백의 진형은 견고히 다져졌지만 흑의 실리도 무시 못한다.
흑▲이 배치된 상황에서 생각하면 흑은 하등의 불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