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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기보(棋譜)2

kimdong 2016. 1. 1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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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棋譜)2

 

 

  기보(棋譜)란 바둑판과 똑같은 도형을 인쇄(또는 손으로 그려)한 용지에 한 판의 바둑(또는 어느 부분)을 그 순서에 의하여 숫자로 기록, 재생해 놓은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기보를 기도(棋圖) 또는 위기도(圍棋圖)라고 썼다.

 

  이와같은 기보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700여 년전 한(漢)나라 말기의 문인 마륭(馬融)에 의해서 였다고 하나 전해지지 않았으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기보는 송 나라 휘종조(1,101~1,125)의 이일민(李逸民)이 지은 성도부사선자도(成都府四仙子圖), 난가도(爛柯圖), 금화완도(金花椀圖), 가현도(賈玄圖)의 4보를 들 수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7백 여 년전의 기보가 전해 내려오며 지금부터 4백년 전 무렵부터는 훌륭한 명국보가 수없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처럼 오래된 기보가 보전되어 온데 반하여 우리 나라는 유감스럽게도 옛날의 기보가 전혀 없다. 그 까닭은 첫째 바둑을 잡기(雜技)라 하여 천대했기 때문이며 둘째는 자기의 기술을 자기 혼자만 지키려고 한 폐쇄성에 문제가 있었다. 고려자기의 제작기술이 후세에 이어지지 않고 사장된 것이나 고유한 우리의 문화가 사멸되는 것 등, 똑같은 사유이다.

 

  다만 1920년대 광문회 간행의 기보를 위시하여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몇 가지 <기보(棋譜)>, <혁보(奕譜)> 등의 기보가 전하여 오기는 하는데 그것은 명기사의 대국보가 아니라 사활의 방법을 해설한 묘수풀이 정도의 부분적인 해설서이며, 또 그 기술년대 및 저자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실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해설서는 물론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잘 이기는 자는 다투지 않고, 진을 잘 치는 자는 싸우지 않으며, 잘 싸우는 자는 패하지 않고, 잘 패하지 않는 자는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처음엔 정도로 대하고 나중에는 기계(奇計)로 이겨야 한다. 반드시 그 지역을 사방으로 둘러 보아서 견고하여 적이 격파할 수 없어야만 저편이 뜻하지 않은 데에 나아갈 수 있고 저편이 갖추지 않은 데를 엄습할 수 있다. 적이 일없이 스스로 보강하는 것은 이편을 침략코자 함이며, 작은 것을 버리고 구원하지 않는 것은 큰 것을 도모하려는 뜻이다. 약하면서도 항복하지 않는 자는 더욱 굴하고, 조급하게 이기려는 자는 실패가 많다. 적을 무서워할 줄 아는 자는 강하고, 적을 얕보는 자는 망한다. 보중하면서 욕심내지 않는 자는 소득이 많고, 경솔하면서 탐내는 자는 잃는 것이 많다."

 

  바둑의 계략이라기 보다는 인생의 교훈과 같은 내용들이다.

 

'趙治勳 바둑입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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