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배한잔과 안주반집

바둑이야기

kimdong 2015. 9. 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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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는 패를 꺼린다. 겁(怯)도 나고 귀찮기도 해서이다. 그러나 패라고 하는 규칙이 있기 때문에 바둑은 묘미가 증폭되는 것이다. 이미 구제불능으로 보였던 대마가 패로 이끌면 죽음의 늪지에서 살아나기도 한다. 패에 지면 끝장이지만 이기면 펄펄 살아나 보따리까지 찾아간다.

  그러기에 패(覇)라는 말이 생겨난 것 같다. <覇>를 국어사전에는 <바둑에서 남을 교묘히 속이는 꾀>라고 했으나 그것은 크게 잘못된 해석일 뿐, 글자 그대로 <권도(權道) 또는 패권(覇權, 覇道)>으로서 당당한 기술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패를 고우(劫)라고 한다. <劫>이란 영원하다는 뜻이며, 끝없는 싸움의 분규를 표출하고 있다.

  일본의 초대 본인방 일해(日海: 算砂)는 임종을 맞이하여 <바둑이라면 패를 내서라도 살아나겠지만 사람의 목숨은 패를 쓸 수가 없구나>하고 탄식했다고 한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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