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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고균(古筠)과 수영(秀榮)

kimdong 2015. 5. 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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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균(古筠)과 수영(秀榮)



  고균과 수영의 우의가 돈독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수영은 일본의 제19대 본인방으로 걸물이었고 고균은 한말의 망명 정객 김옥균(金玉均) 그 사람이다.

  고균의 바둑 실력은 수영문하에서 초단에게 2점 접히는 정도였으니 요즈음 아마5단에 손색이 없었다.

  이 두 사람은 처음 만나자마자 백년지기처럼 심금이 통했다. 서로 사람을 알아 보았던 것이다. 1886년 일본정부가 청나라의 강력한 항의에 굴복하여 고균을 소립원(小笠原)이라는 섬에 유배했을 때 수영은 절해 고도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벗을 몸소 찾아가 석달간이나 함께 지내기까지 했다. 본인방은 사계의 최고권위일 뿐 아니라 함부로 거동할 수 없는 몸인데도 남의 이목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균의 유배지가 다시 북해도로 바뀌어 배편이 요코하마를 통과하자 수영은 또 달려가 위로했던 나머지 차마 떨어질 수 없는 심정에서 북해도의 유배지까지 동행했다.

  좌은담총에 그 때의 정경을 <사람들이 보고 그 돈독한 정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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