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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이순신의 선상대국(船上對局)

kimdong 2015. 4. 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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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선상대국(船上對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보면 전쟁이 소강상태일 때 한가로이 바둑을 두었다는 얘기가 여러 차례 나온다.

  대국 상대는 전라우수사 이억기 등인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실력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일본사람들 같았으면 기보를 소중하게 작성해 놓았을 법하건만 우리들은 예나 지금이나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충무공은 바둑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수담(手談)이라고 했다. 한자로 일기를 썼으므로 물론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바둑의 또 다른 명칭인 좌은(坐隱)이나 난가는 재미없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임진왜란 이듬해 9월 6일자엔 경상우수사 원균 등이 없는 말을 지어내어 장군을 모함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가소롭다고 기록했다. 그런 정보를 이억기의 전함에 바둑두러 가서 보고 받았다고 했다. 전란은 하수상하고 소인배들은 백척간두에 선 나라의 기강을 흔드니 충무공으로서는 바둑으로라도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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