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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똑같은 꿈을 꾼 호적수

kimdong 2015. 3. 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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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꿈을 꾼 호적수




  중국 영흥 고을 원님 곽백유(郭伯猷)와 회계 고을 사봉(謝奉)은 호적수였다.

  어느날 사봉은 곽백유와 더불어 여행을 하는 꿈을 꾸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곽백유가 다른 승객과 내기 바둑을 두게 된다. 그런데 실력이 달렸던지 계속 지기만 하자 자연히 두 대국자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화가 치민 곽백유는 돈을 지불하지 못하겠다고 버틴다.

  그러자 별안간 물귀신이 나타나

  "졌으면서도 오리발을 내밀다니 말이 되는가."

  하면서 곽백유를 번쩍 들어 물속에 쑤셔박는 게 아닌가. 이에 사봉이 익사한 친구의 장례를 치루는 꿈이었다.

  다음 날, 사봉은 곽백유를 찾아가 꿈얘기를 했더니 그도 놀란다.

  "나도 엊저녁에 누군가와 내기바둑을 두면서 싸우는 꿈을 꾸었는데 그가 누군지 기억에 없어."

  이상한 꿈을 똑같이 꾸다니 별일도 다 있다고 두 사람이 웃고 말았는데 금세 화장실에 간 곽백유가 갑자기 쓰러져 절명했던 것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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