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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프로는 몇 수나 내다볼까

kimdong 2014. 12. 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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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몇 수나 내다볼까

 

  바둑의 신(神)이 있어 대국을 한다고 하자. 왼쪽에 앉은 신이 화점에 첫 점을 놓자 백돌을 쥔 오른쪽 신이 반면을 두루 살피다가 머리를 숙여 졌다고 항복한다. 굳이 놓아보지 않더라도 모든 변화를 읽어보니 앞장선 흑을 뒤따르는 백이 이길 수가 없다. 백을 쥔 신은 반상의 풍운조화 일체를 투시한 것이다. 곧 수읽기의 결과다.

  사람은 어디까지 내다볼 수 있을까. 사카다 9단은 순간에 30수는 본다고 했다. 어느 아마 고수는 50수 이상도 읽는다고 공언한다. 가령 <축>이 발생하는 경우를 상정할 때 <축>이 된다 안된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지 않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축머리에 걸리는지 안 걸리는지의 상태 하나하나 놔보면 50수 이상도 걸릴 수 있다는 해석 방식이다.

  물론 그런 계산방식이라면 수백수 앞을 내다본다고도 할 수 있지만 때로는 한발짝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다음 한 수에 아마추어가 캄캄한 것과 프로가 캄캄하게 느끼는 것과의 차이는 질적으로 다를 수도 있겠으나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마찬가지다.

  무진장 생각해도 좋다면 프로는 수백 수도 읽는다. 아마추어 수읽기의 잣대로 평가가 안될 것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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