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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의 수읽기
복잡다단한 반상의 변화를 프로들은 한 눈에 설렁설렁 풀어헤친다. 그것을 보고 아마추어들은 혀를 내두른다. 자기들의 수읽기에 비하여 차원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신속함에 감탄한다. 수읽기의 그 아득한 거리감이야말로 기력(棋力)의 차이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은 외형적 차이일 뿐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수읽기 차이는 능력 즉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질(質)의 차이에 있다.
프로는 수읽기 이전에 형태에 대한 감각에 의하여 착점을 정한다. 수읽기는 그 착점을 확인 또는 수정하는 작업에 불과하다. 장고파로 유명한 기사가 TV 속기 등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비밀도 바로 거기에 있다. 장고파라든가 속기파의 구별은 떠오르는 착점을 확인내지 수정하는 작업에 있어서 아낌없이 시간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차이이다.
어머추어는 형태에 대한 감각이 없든가 또는 미약하기 때문에 덜컥 덜컥 두다가 악수와 터무니없는 수를 연발한다. 아마추어의 제1감은 자기 멋대로의 <주먹구구>이다. 그래서 수읽기로 착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프로의 수읽기는 확인작업(또는 수정)이고, 아마추어의 수읽기는 모색의 작업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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