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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하늘에서 빌린 돈

kimdong 2015. 2. 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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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빌린 돈



  수신기(搜神記)라는 고사 문헌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주란책(周蘭策)은 가난하기 짝이 없었으나 근면 정직하며 바둑을 좋아했다. 어느날 잠결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하루밤 재워주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들어오게 하여 인사를 나누는데 바둑판을 보자 반가워하므로 함께 밤을 지새워 대국을 했다.

  이튿날 가난에 찌든 방안을 돌아본 길손이 「고마운 보담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면서 아쉽게 떠나갔다. 그날 밤에 또 꿈을 꾸는데 천제(天帝)가 나타나 주란책을 도와주라고 부하에게 이르자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명부의 사자가 나와서 「백만장자로 운명을 타고날 장차자(張車子)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으므로 주씨에게 빌려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날이 새자 아내에게 신기한 꿈 얘기를 하고 부지런히 일터로 나갔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로부터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뒤에 장구(張嶇)라는 하녀가 곳간에서 어린애를 낳고 마차바퀴 밑에서 낳았다 하여 장차자(張車子)라 이름지었다는 소리를 듣고 퍼뜩 천제(天帝)에게 빌렸던 사실을 깨달아 그 아이에게 재산을 넘겨주었다는 것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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