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달마가 본 바둑
옛날 천축국에 당대에 손꼽히는 고승들이 수도정진하는 유명한 고찰이 있었다.
어느날 달마화상이 그 절의 평판을 듣고 견학을 갔던 모양이다. 승방을 돌아보니 어느 스님은 염불을 열심히 하고 있고 어느 스님은 불경을 정독하고 있으며, 어느 스님은 무녀무상 결가부돠, 참선중이다. 그런데 어느 승방엔 팔구십 살은 되어 보이는 노승이 바둑을 두고 있다. 거기엔 불상도 없고 경전 책자 같은 것도 없으며, 다만 두 노승이 바둑에 무아무중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 노승이 퍼뜩 사라지고 한 노승만 남아있지 않은가. 잠시 후 이번엔 남아있던 노승이 사라지더니 다른 노승이 저쪽에 앉아 있다. 달마화상이 눈을 씻고 정신을 가다듬어 자세히 보니 앉아있던 노승이 사라지는 순간 다른 노승이 반대편에 들어앉는 것이 아닌가.
달마화상이 놀라 어떻게 그같은 경지에 이르렀는가 물었다.
"나는 원래 박둑밖에 모르네. 다만 상대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욕망이 이기는 것이라 슬퍼하고 상대가 이길 때는 내 불심이 이겼다고 좋아하는 사이에 어쩌다보니 공덕이 쌓여 이렇게 됐네 그려."
이데 달마화상이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 한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바둑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고분(古墳)속의 대국 (0) | 2015.02.11 |
|---|---|
| 하늘에서 빌린 돈 (0) | 2015.02.10 |
| 귤중지락(橘中之樂) (0) | 2015.02.02 |
| 난가보(爛柯譜) (0) | 2015.01.29 |
| 난가(爛柯)의 전설 (0) | 2015.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