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술에 대하여
나의 흡연은 유명한 듯, 담배에 관한 앙케이트가 오는 일도 있다. 평일은 4, 50개로 되지만 대국일에는 7, 80개에 이르는 것도 드물지 않다.
대국의 이틀 째에는 100개에 달할 때도 있다. 기사들 가운데서도 어쩌면 상위 클럽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호프나 오림피아스 등, 가볍고 연한 것 들이며 흡연하자마자 도중에 꺼버리는 일이 많으므로 양으로 말하면 대단한 것은 아닐 것이다. 너무 양이 많아지면 건강에도 좋지 않으므로 될 수 있는 한 줄이고 싶어 하는데 이것 만은 좀처럼 급히 고쳐질 것 같지 않다.
술은 일본주를 즐긴다. 맥주에 끌리는 것은 여름 뿐이다. 맥주는 취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양을 마셔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위가 거북해지는 것이 싫다. 그래서 결국은 일본주 또는 위스키가 되고 만다.
일본주라면 마시는 시간이 길거나, 또는 자리를 바꾸거나 하면 한되(升) 가까이하는 수가 있다. 그 정도 마시면 당연한 보복으로서 익일(翌日) 몸이 괴롭다. 따라서 대국이나 중요한 일을 앞둔 전일(前日)은 미리 요량하여 절대로 정량을 넘지 않으려는 것이 나의 규칙이다.
중요한 대국의 전야라도 되면 마음이 흥분해서인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가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수면제를 쓴다고도 하는데 나는 자기 전에 술을 마신다. 그러면 긴장감이 적당히 풀려 다음날 아침까지 푹 자게 된다. 술의 공덕이라는 것일께다.
덧붙여서 대국 중의 식사에 대해서 말하면 나는 거의 식욕이 없기 때문에 수저를 대는 정도로 그치고 만다. 오청원 九段 같은 분 등도 나처럼 별로 먹지 않는다. 덧밥 등을 깨끗이 먹어치우는 기사들이 부럽다. 과일 따위는 자기의 둘 차례가 되더라도 숨을 돌리기 위해 먹는 수가 있다. 기분 전환에 퍽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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