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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다의 바둑/예담(藝談)

바둑의 두터움과 엷음

kimdong 2021. 5. 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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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텁다고 함은 세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중에 이르러서는 집이 따르게 된다. 소위 勢의 효과인 것이다. 등이 두텁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특히 중앙의 세를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 엷은 바둑은 집 장만에 집착하며 돌의 활동성을 중시한다. 이와 같이 한마디로 말하면 마치 두터운 바둑 쪽이 좋은 것처럼 들리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두터운 바둑은 자칫하면 자세가 높게 되기 쉬워서, 상대방이 이를 찔러 오면 교묘하게 삭감당하고 마는 일이 있다. 소위 어설픈 모양이 되기 쉽다. 반대로 너무 엷게 두면 돌이 산뜻하며 기분은 좋지만 약한 돌이 도처에 생기기 쉬워진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바둑은 明治, 大正시대의 바둑에 비하여 두터워진 것 같이 생각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단지 당시는 三線에 중점을 둔 정석, 행마 또는 모양을 선호하여서 지금만큼 실전적이 아니었다. 그것이 엷다고 하는 느낌을 주고 있을 뿐이다.

 

  현대의 기사 가운데서 두터운 바둑의 대표는 藤澤秀行, 高川 格, 半田道玄 각 九段 등일께다. 이분들의 바둑은 공격을 기조로 삼고 있어서 두터운 바둑이 아니면 돌을 공격할 수 없는 것이다. 木谷 實 九段은 특별한 기풍이지만 무리하게 말하면 두터운 편에 들겠다. 집에 집착하면서도 두터운 것이다. 그러나 대세에 뒤지기 쉽다고 말하면 과언일까?

 

  엷은 바둑의 대표는 橋本宇太郞, 山部俊郞 양편이다. 吳淸源 九段도 어느편인가 하면 엷은 편이다. 나도 면돗날이라고 불리워진 일도 있었으므로 엷은 편에 분류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에는 기풍도 변화해 와서 엷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厚薄(두터움과 엷음) 어느 편에든 편재하지 않고 어디라고 할 결점이 없는 기풍에 도달하고 싶다고 염원하고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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