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중반의 전투
서반의 전투가 끝나면 바야흐로 중반의 어려운 곳에 접어든다. 일국의 승부처가 될 클라이막스는 대개의 경우 이 중반에서 이루어진다.
중반의 전투가 벌어지면 그야말로 실력이 좌우하며, 수읽기의 깊이와 정확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포석에서 서반에 걸친 전투에서는 정석이라든지 돌의 형태 등에 밝으면 어느 정도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중반에 들어가면 이제는 실력만능, 수읽기 만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장. 서반의 전투>에서 설명한바 있는 돌의 형태와 급소, 전투법의 맥점과 요령 등에 대한 지식과 육감이 크게 역할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역시 부단의 연구와 실전경험의 누적이 중요하다.
중반전에 임하는 마음 가짐을 말해 두겠다. <위기십결>에 <상대를 공격하려면 먼저 자기를 돌아보라-공피고아>하는 구절이 있다. 공격에 열중하다보면 수비가 등한시될 경우가 많다. 상대방 돌의 약점은 비교적 눈에 잘 뜨이지만 자기 돌의 약점은 의외로 알기 힘들다. 따라서 상대방의 돌을 공격할 때는 항상 자기 돌의 결함유무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역시 <위기십결>에 <위험에 직면하면 서슴치 말고 버려라-봉위수기>했다. 위험한 돌은 무리해서 도망하는 것보다 최대한으로 활용한 뒤에는 깨끗이 버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이다. 돌을 버리는 것은 애석한 마음이 들어 결단지우기 어려운 것이나, 돌이 무거워지면 그야말로 버리기 힘들다. 위험을 느끼면 빨리 체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위기십결>에 <근실히 하여 경속을 삼가라-신물경속>했다. 잘 생각해서 신중히 두어라는 뜻이다. 아무리 수읽기가 빨라도 거기에 착오가 생겨서는 소용없다. 중반전에서는 특히 중요한 마음가짐이라 하겠다. 단 한 수의 전후, 또는 단 한 줄의 차이라도 국세를 일변할 정도의 미묘한 존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른바 <애매한 수>는 금물이다. <아마 이 정도로서 좋을 것이다>하고 둔 수가 나빴다는 예는 은히 경함했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 관해서 실착에 意氣(마음가짐)를 상실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의 실패를 왈가왈부해도 이미 늦은 것이다. 너무 집착하면 손해는 되어도 득은 못 된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미래의 영광을 차지하는 것이다. <악수는 악수를 부른다>라고도 말한다. 최초의 악수만이라면 아직 만회의 여지가 있거늘 제2, 제3의 악수가 계속되면 패세가 결정적으로 굳어진다.
우세하다고해서 완만해 진다든지 방심한다든지 하지않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형세가 나쁜 쪽에서는 필사적인 만큼 완만해 지든지 방심하면 사정없이 쳐들어 온다. 무리수를 두어오면 이것을 규탄해서 승세를 확립하는 정도의 아음가짐도 극히 긴요하다.
그런데 승부를 일삼는 전문기사들도 이와 같은 실패를 여러번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말하기는 쉽지만 행하기는 어렵다>는 類이지만 이와 같은 마음가짐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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