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배한잔과 안주반집

사카다의 바둑/예담(藝談)

신포석의 선풍

kimdong 2018. 3. 7. 12:58
728x90

新布石의 旋風


  내가 초단이 되었을 무렵, 바둑계에는 <신포석법>이 불러일으킨 선풍이 불고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신포석법>은 그보다 2년 전에 기타니(木谷實), 오청원의 두 선배가 신슈우(信州)의 지옥곡 온천에서 노닐 때 착상했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만 그 동기는 하나가 아니라 기타니씨는 중앙을 중심으로 한 포석을 생각하고, 吳씨는 귀를 화점과 3.三에 두어 한 手로 끝내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이래 두 분 다 천원, 3.三, 삼연성 등의 파천황적 시도에 의하여 훌륭한 승률을 올려 수년 만에 나란히 7단이 되었다.


  나도 그 이론은 깊이 생각치도 않고 무작정 자꾸 신포석법의 흉내를 내어 두었다. 내 경우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상대방도 신포석법으로 두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신포석법 자체가 좋은 게 아니라 그 후에 두는 게 좋았던 모양이다. 그런 점은 기타니, 오청원 兩氏에게도 어느 정도 같은 말을 할 수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신포석법이 바둑계의 큰 혁명이었던 것은 확실하며, 그때까지는 포석에서 돌을 四線에 두는 것은 생각치도 않았었다. 즉 돌이 접촉하지 않는 포석의 단계는 三線에 낮게 두고, 四線 이상은 중반 이후의 접근전이 되었을 때의 싸움터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신포석법 이후는 포석에 대한 사고방식이 넓혀져 四線 혹은 五線에 돌이 갈 수도 있다는 사상이 나왔다. 이것은 굉장한 수확이어서 후세에 남을 兩氏의 공적으로 칭송을 받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때의 신포석법은 역시 지나쳤다는 것을 兩氏의 그 후의 바둑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현재의 포석형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삼선과 사선의 교착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카다의 바둑 > 예담(藝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下手의 戰術  (0) 2018.05.22
종전전후(終戰前後)-오청원 氏와의 3번기  (0) 2018.04.15
씁쓰름한 에피소드  (0) 2018.02.11
체력에 진 예선시합  (0) 2018.01.26
훌륭한 라이벌  (0) 2018.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