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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다의 바둑/예담(藝談)

훌륭한 라이벌

kimdong 2018. 1.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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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라이벌


  후지사와 구라노스케(藤澤庫之助=藤澤朋齊)씨가 院生이 된 것은 나보다 늦었지만 그때 이미 상당히 세어서 나는 先둘로 두고 있었다. 그가 순식간에 눈에 뛰는 존재가 된 것은 당연하며, 나는 거기에 비하면 햇볕을 받지 못하는 그늘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틈엔가 나는 후지사와씨를 목표로 생각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내 마음의 라이벌이 된 것이다. 이 얻기 어려운 하나의 목표가 생긴 것은 그 후의 내 수업을 위해 상당한 격려가 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내가 한 걸음 나아가면 그도 역시 한 걸음 나아가 있다. 마치 자기 그림자를 쫓고 있는 폭이어서 영구히 쫓아갈 수 없을 듯한 생각까지 들었으나 원래 지기 싫어하는 나는 그래도 쫓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서른 살이 될까 말까 하는 때에 최단거리로 9단에 올라가 버렸다.

  나도 때늦게나마 뒤쫓아 어느 사이엔가 9단이 된 것을 생각하면 홀로 미소를 금할 수가 없다. 원생 시절부터 후지사와씨와 같은 훌륭한 라이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또 후지사와씨는 명인의 특별한 총애를 받아 누구보다도 많이 지도기를 받았던 것같다. 그 자신도 「제자로서 수업받은 선배들이 누구나 입문 때 그 표지로서 一局의 지도기를 받았으나 나는 헤일 수 없을 만큼 지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내가 형세 여하에 불구하고 힘껏 있는 수를 두지 않으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선생의 가르침이 내 내부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후지사와씨에 대한 내 경우처럼 바둑과 기타 승부를 다투는 藝道의 수업에는 좋은 의미에서의 라이벌이 꼭 필요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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