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교육법
슈사이(秀哉) 名人은 입이 무거운 분이어서 우리들의 바둑을 비평하는 경우에도 「그런 수는 완착이야」「과감성이 없어」라든가, 「그 수는 감각이 날카롭군」등, 핵심을 찌르는 말을 하실 뿐 자세한 설명은 하시지 않았다. 즉 <육감처>며 <승부처>의 힌트를 주고 나중에는 본인에게 자각시키는 방법을 취하셨다.
참고로 名人의 자서전을 보면 소년 시대의 수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그 시대에는 바둑을 아주 빨리 두도록 교수받았다. 즉 육감으로 오는 곳을 빨리 익히도록 수업을 받았던 것이다. 이 점에는 매우 곤란을 받았다. 나는 약하긴 하지만 성격상 잘 생각해서 자기의 납득이 가지 않는 수는 두고 싶지 않았으므로, 대국중 까딱하면 생각에 골몰하는 수가 있었는데, 그럴때는『어린 녀석이 지금부터 생각에 잠겨 가지고 언제 뛰어난 기사가 되지?』하고 힘껏 한대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 요즈음 말로 하면 일종의 천재교육이겠지만, 당시는 꽤 고생스러웠다」
아마 名人은 자기 자신의 경험을 원생들에게도 어느 정도 시도하려 하셨던 모양이다. 나도 名人과 몇 번 두어 보았는데, 몇 점 바둑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아 섭섭하다. 또 名人은 매우 작은 체구의 분이었는데, 일단 반면을 향하면 아주 묵직한 위엄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 오른쪽 어깨를 낮춘 자세인 채 몇 시간이고 앉아 계셨는데, 이것은 우리들에게 신기(神技)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名人의 눈도 인상이 깊다. 언제나 총명(聰明) 그것인 듯 맑게 개여, 생생히 빛나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도 나는 그것을 <名人의 눈>이라고 생각했다. 이리하여 명인은 그 기예면에서 뿐만 아니라, 기사로서의 예의면에서도 원생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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