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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흑백의 상.하 관계

kimdong 2015. 7. 2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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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상.하 관계



  잘 두는 쪽이 백, 약한 쪽이 흑을 쥐는 것은 오늘날의 상식이다. 맞수는 흑백을 번갈아 두되 흑이 덤을 낸다.

  덤이란 먼저 두는 쪽이 의당 유리하므로 그 유리한 만큼의 세금을 부담하는 제도로서 합리적 사고방식의 소산이다. 예전엔 그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덤의 규칙이 확립된 것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다.

  상수가 백, 하수가 흑이라는 관습은 언제 어떻게 해서 정착되었는지 알 수 없다. 상고시대의 기록을 보면 상수 흑, 하수 백의 흔적이 있는가 하면 그 같은 구별을 전개하지 않고 둔 시대도 있었던 것 같다.

  추측컨대 전등은 물론 호롱불마저 개발되기 이전에는 광솔이나 동물의 기름 따위로 어둠을 밝혔을 터인데, 노인들은 희미한 불빛에 잘보이는 백색을 밤엔 상대로 하여금 쥐게 하고, 한낮엔 흑색이 뚜렸하므로 상대방에게 넘기는 식의, 말하자면 밤과 낮에 따라 흑백을 결정한게 아닌가 한다.

  바둑돌을 흑색과 백색으로 구별하는 것 역시 불빛과 시력에 관계되며, 선명도가 어떤 색깔보다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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