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형
제6형
접바둑에서 자주 증장하는 모양이다.
백1로 하변의 흑 한점에 대해 모자를 씌웠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 흑2로 두면 백은 3으로 들여다 본다. 흑4에 이으면 백5로 붙이고 흑6으로 막으면 이번에는 백7에 붙인다. 흔히, 하수는 손따라 둔다는 속설대로 상수에게 걸려드는 전형적인 진행이다.
강수나 마수에 부딪혀 갈팡질팡하다 보면 헛수이건 실수이건 여러가지 응수 방법이 머리에 떠오르는 법이다. 처음으로 이런 수를 만나면 당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침착하게 생각하면 반드시 길이 열리는 법이다.
제1도
흑1로 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
좋지 않은 이유는 차치하고라도 백(상수)은 흑이 1로 나와주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다.
제2도
흑1로 나오면 백2는 절대수. 흑3, 5로 거침없이 나갈 수 있어 일이 제대로 된다고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이것이 바로 흑을 무서운 함정으로 몰아 넣는 백의 유도전술이다.
꾐수란 이같이 상대방의 심리를 역이용, 눈치 못채게 몰고 가는 것이 보통이다.
흑7까지 나가 이제 됐다고 마음을 놓을 때 백8로 딱 끊어 버린다.
제3도
바둑에서의 싸움은 언제나 전국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가령 부분적으로는 이득이 되어도 전국면의 여파가 다른 부분에 크게 미친다면 성공이라 할 수 없다.
이 결과는 흑이 중앙으로의 진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백1에 끊겨 그 방면의 손해가 많으니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백1에는 흑2가 강수이지만 백3의 모행마에 곤란래진다.
제4도
흑1쪽의 단수. 흑A의 단수는 백2로부터의 죄어들기가 있어 좋지 않다. 또 흑B의 단수는 무난하지만 이 수를 두면 흑C의 누르기의 가치가 없어진다.
흑1에는 급소인 백2로 꺾는다. 흑3으로 꼬부리는 것은 죄어들기를 막는 당연한 수. 그러나 백4에 걸리면 아무래도 좋지 않다.
제5도
흑5는 절대수. 백6으로 이으면 흑7도 생략할 수 없다. 7을 두지 않으면 백A로 환격. 이렇게 두터워지면 백8로 젖힌다.
흑은 이 싸움에서 백에게 고삐를 잡혀 이리저리 끌린 나머지 주도권이 백에게 넘어가 버린다.
제6도
백1에 끊겼을 때 흑2로 몰고 4로 단수를 하면 일단 무사하다. 그러나 백5, 7로 근거를 확보하면 흑의 형세가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백A의 꼬부림은 여전히 엄격한 반면 흑B의 누르기는 가치가 없고 싸움이 중앙에 국한되는 상황에 놓여버리므로 흑이 유리해질 전망은 없어 보인다.
제7도
이 문제를 풀어헤치는 관건은 무엇인가? 별로 어려운 수도 아니다. 백이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는 방형으로 가지 않고 흑1~5로 나오면 된다.
백6으로 눌렀을 때는 흑7로 끊는 것이 포인트. 여하튼 백의 함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8도
흑1로 끊으면 백2로 잇는 한 수뿐이다. 흑3은 맥. 이것이 좌측의 백 석점에 대한 공격형이 된다.
백△의 교환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공들여 파놓은 백의 함정은 완전히 방향이 빗나가 공전을 거듭한 끝에 실패로 돌아간 것이 분명하다.
그 반면 흑▲으로 들여다보는 수가 공격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제9도
흑1로 끊는 것이 정당하다는 이유는 백2의 저항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백2로 저항한다면 흑3으로 끊고 5로 젖히는 것이 정법. 흑A부터 두지 않는 기교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것으로 백은 대응수단을 잃어 포위망이 뚫린다.
제10도
그러나 흑1의 방면에서 끊는 것은 잘못이다. 백2에 누르면 흑3, 5의 모양은 제자리에 들어서지만 백6의 젖힘으로 우하귀에 시비가 붙는다.
이것은 불필요한 수를 두었을 때 생기는 현상으로 실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제11도
흑1은 처음부터 겁을 먹고 싸움을 피하려는 하수의 도피수단이다.
물론 하수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두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같이 물러서려는 것이겠지만 백△에 속아 넘어가 백2에 보기 좋게 눌러막힌다. 이처럼 겁먹은 소극적인 수단은 패배의 지름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