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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금기서화(琴棋書畵)

kimdong 2014. 12. 3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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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서화(琴棋書畵)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금기서화(琴棋書畵)를 군자의 필수 교양으로 여겨왔다. 금(琴)이란 음악(악기), 기(棋)란 바둑, 서화(書畵)란 글씨와 그림을 뜻한다. 군자란 교양을 두루 갖춘 격조 있는 인품을 말한다. 오늘날 어느 집에나 그림 한두 폭, 붓글씨 족자쯤 안 걸려 있는 경우가 없고 피아노가 아니면 기타나 하다못해 아이들이 배우던 대나무 퉁소가 나오는데, 그게 다 금기서화의 교양에서 전래된 풍습이다.

  그런데 바둑판은 의외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배우지 않아 재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바둑을 하릴없는 오락으로 멀리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옛 군자의 교양과 풍류는 흉내 내면서 이가 하나 빠진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하기는 바둑은 여유 자체이므로 여유가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겠다. 그 여유란 마음의 여유다.

  어느 집 거실을 상상해 본다. 악기가 있고 그림과 글씨가 걸려있고 그 아래 바둑판이 놓여 있다. 굳이 여섯 치 비자판이 아니라도 좋다. 값진 조개 알에 뽕나무 통이 아니라도 좋다. 운치가 절로 솟아 나오지 않는가.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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