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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자기 자신과의 대결

kimdong 2014. 12. 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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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과의 대결


  아시안게임 현장에서, 올림픽게임 현장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선수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소감을 물으니까 한결같이 "나를 돌봐주신 여러분과 코치님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한 여자 탁구선수는 지금 심정이 어떠냐는 물음에 "배가 고파요."하고 답변했다. 그 한마디가 실은 감동적이었다. 오직 배가 고프다는 느낌밖에 멍멍하여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게 솔직한 고백일 것이며, 열마디의 인사치레보다 감격을 웅변하고 있다.

  어느 사격선수는 "자기 자신과의 대결일 뿐"이라고 간단히 말했다. 적(敵)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선수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뜻이다. 자기를 이기면 저절로 남도 이기게 되는 이치를 터득한 것 같다.

  바둑도 엄밀하게 따지면 자신과의 투쟁이다. 프로는 그것을 절실하게 느끼며 반성하고 자세를 거듭 바로 잡는다. 정신을 집중하여 통일하면 사격선수가 과녁을 바로 맞출 수 있을 것이며, 기사(棋士)는 끝까지 정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도 이점은 마찬가지다. 사악한 생각과 부질없는 욕심을 버려야 바둑을 이긴다.


양동환의 '묘수와 속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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