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에 관하여 나도 청년시대에는 초읽기에 들어서고도 몇십 수를 둘 수가 있었지만, 최근엔 年令 탓인지 실수가 많아져서 유리한 바둑이라도 이긴다는 자신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시간을 남기면서 두고 있다. 종반에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바둑은 기분으로도 아주 편하여 사실 여간해서 지지 않는다. 시간을 여유 있게 하기 위해서는 중반의 어려운 곳에서 어느 정도 직감에 따라 두는 것도 부득이하다. 한수 한수 최선을 다해 둔다는 것은 이상적이긴 하지만 시간제한이 있는 이상 그래서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초읽기에 쫓기게 되면 그때부터 앞은 오리무중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말하자면 운이 좌우하는 승부가 되고 마는 것이다. 나는 運數相關(운수상관)의 승부는 하고 싶지 않다. 상대가 초읽기에 쫓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