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도 할 말 있다.
바둑에는 <속임수>라고 부르는 모양이 있다. <속임수>란 말할 것도 없이 상대를 혼란시켜 그 와중에서 크게 이득을 보자는, 이를테면 도둑놈과 같은 심보이다.
그러나 <속임수>에 걸려드는 쪽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도둑놈에게도 할 말은 있으니까.
문제(흑선)
흑1로 붙였을 때 백2, 4로 맞끊은 것이 일종의 <속임수>.
그런데 흑은 어떻게 응수해야 할까?
1도(속수)
흑1로 단수하고 3으로 잇는 경우는 <속수>이므로 물론 좋지 않다.
단, 이로써 귀의 흑 두점이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라 다소의 탄력성은 가지고 있다. 계속해서.....
2도(패)
흑5로 젖히고 7로 호구하면 백8의 단수에 흑9의 <패>로 응수하는 탄력은 있다.
그러나 이런 커다란 <패>에 맞설 <팻감>은 없을 것이므로, 흑은 일거에 대세를 그르치게 된다.
3도(흑, 죽음)
백6으로 젖혔을 때 흑7로 이으면 백8로 호구한다. 흑9로 막으면 <죽음은 젖힘에 있다>는 <사활격언>에 따라 백10, 12로 양쪽을 젖혀 흑11, 13으로 막으면 백14의 <치중수>로 죽는다.
그렇다고 흑11로 14의 곳에 먼저 두면 백은 11로 나가 흑A로 막아도 백13의 곳에 치중하여 역시 흑이 죽음.
흑B, 백C의 교환이 있어도 결과는 같다.
4도(유력)
흑1로 서는 것은 앞의 수단보다는 적극적이다. 흑▲ 두점을 <사석>으로 삼아 흑7까지 <바꿔치기>이다. 이 갈림은 상변의 배치에 따라서는 흑의 유력한 수단도 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백의 실리도 크므로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5도(최선)
흑1로 젖혀 백2로 막았을 때 흑3으로 단수. 이것이 최선의 수순이다.
6도(계속)
백4에 내려서면 흑5로 같이 내려서서 막아 백6, 흑7의 교환을 독촉한다.
7도(사석)
흑▲ 두점은 물론<사석>이다. 그것을 백8로 잡았을 때 흑9로 백△ 두점을 잡는다.
이 <바꿔치기>는 분명히 흑이 좋다.
8도(다른 방법)
앞의 <바꿔치기>가 싫다고 해서 직접 백1로 단수하면 이번에는 흑▲ 한점을 <사석>으로 삼아 흑2, 4.
<속임수>는 완전히 격파된 것이다.
9도(또다른 방법)
그런데 흑 입장에서 아무래도 백△ 두점을 꼭 잡아야 한다면 흑1을 <사석>으로 삼아 흑3, 5하면 된다. 이것도 흑은 충분하다.
10도(축)
그런데 <도둑놈에게도 할 말은 있다>고, 흑1에는 백2 다음 백4로 잇는 수가 있다.
흑5로 뻗으면 백A나 B로 <축>.
이것은 백의 세력이 두텁다고 하겠다.
그런데 <축>이 불리한 경우는.....
11도(축이 불리한 경우)
백2에서부터 6으로 봉쇄하지만, 흑7로 두점을 잡아 흑이 두텁다. <축사정>이 백에게 불리한 경우는 <문제도>의 백2는 성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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