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배한잔과 안주반집

기초공부/사석작전

속도위반

kimdong 2015. 9.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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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위반


  바둑은 스피드를 중시하는 게임이다.

  벌림, 뛰기, 날일자 등 모두가 추상적인 개념인 속도가 판 위에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경우에 따른 것이지, 제한속도를 초과해서 속도위반으로 벌금을 물거나 때로는 사고를 일으키는 일도 없지 않다.

  안전운전 또한 바둑에서는 중요한 요소이다.



문제(흑선)

  백1로 뛴 것은 한 발이라도 상대보다 앞서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안될 곳. 말하자면 속도위반이다.

  흑은 백의 지나침을 어떻게 추궁하나?



1도(당연)

  먼저 흑1로 뚫는다. 백은 2로 막는 한수. 그러면 흑3으로 끊는다.

  이때 백A로 한점을 단수한다면 흑B, 백C, 흑D로 백△의 한점은 <축>. 이것이라면 가벼운 벌금으로 끝난다.

  그러나 백은 그렇게 두면 <문제도>의 1로 뛴 의미가 없다.

  따라서 백은 B의 곳을 잇고 저항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거기서부터 흑의 추격이 시작되는 것이다.



2도(실패)

  백1로 잇는 것은 물론 무리한 수. 이를테면 억지로 검문소를 돌파하려는 것.

  그때 당황해서 흑2로 곧장 추격하면 백3하여 옆길로 빠져나가 놓치게 된다.

  이 다음에 흑A라면 백B로 이어버려 오히려 흑이 잡히고 만다.

  어쨌든 상대는 속도를 위반한 백이며 도망가는 처지이므로 흑은 이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다. 



3도(일망타진)

  흑1로 끊는 한수. 백의 도주를 먼저 차단하는 것이다.

  백2로 이으면 흑은 1의 한점을 사석으로 삼아 3으로 젖힌다. 이 흑1, 3에 의해 백의 도주로는 차단되며 5에 의해 백△ 석점이 단수.

  백1로 이으면 흑A로 공배를 메워 수상전은 흑이 한수 빠르다.



4도

  흑1로 끊었을 때 백이 일부를 포기하고 2로 도망치면 흑3, 5로 젖혀 잇는다.

  백A로 이으면 흑B의 단수이므로 백은 A의 곳을 이을 리는 없다.

  즉, 백△ 석점이 이 모양에서는 요석(要石)이므로 이 <요석>의 석점만 잡아버리면 백은 산산조각이 난다.

  상변의 석점과 중앙의 한점까지도 저절로 들떠버린다.



5도

  참고로 <문제도>가 이뤄지기까지의 진행을 살펴보면, 흑의 외목에 백1로 걸쳐 흑2로 붙인 것이 출발점이다. 백3 이하 7이 되었을 때 8로 끊고.....(6으로 흑8에 바로 끊는 수도 있다)



6도

  계속해서 백9 이하 13까지 두고 백15로 나가 17로 맞끊는다. 백의 당연한 반발이다.



7도(계속)

  흑18 이하 24까지는 정형. 이 다음 백은 상변에 전개하여 흑A, 백B, 흑C, 백D로 되는 것이 보통인데, 백은 E로 뛰어 욕심을 부렸기 때문에 당장에 사단이 난 것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