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상(大勢上)의 요처(要處)
돌의 공격과 방어의 급소를 제일감으로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세상의 요처>를 파악하는 것도 또한 중요하다. 특히 대세의 판단은 반면(盤面)이 넓고, 더욱이 많은 돌이 얽히고 있는 만큼 쉽지는 않다. 정석과는 달라서 우선,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하나의 상황에서는 <대세상의 요처>를 배웠다고 해도, 그것과 똑같은 상황이 또다시 나온다고 기대할 수는 없으므로 한번 배운 <요처>를 그대로 다른 상황에 대입(代入)시킬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요처>에 대한 판단력은 경험에 의한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요처>의 선택 방법은 몇가지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백과 흑이 서로 접(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착점이다. 그 착점을 흑이 두느냐, 백이 두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흑유리가 되기도 하고, 백유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한 곳에 선착할 수 있는 감각을 지녀야 한다.
둘째, 약한 돌의 강화, 또는 약한 돌에 대한 공격을 노리는 착점을 찾는다.
그것은 직접 상대방의 돌을 공격해서 잡으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적의 돌을 크게 공격하거나, 나의 약한 돌에 대한 보강이 되는 <요처>를 말하는 것이다.
1도
예를 들어 이 흑1이 <요처>에 해당될 경우가 많다. 1의 곳은 흑백 쌍방의 접점(接点)인데다 흑은 1의 곳에 선착함으로써 오른쪽에 대세력권을 확장하고, 동시에 은근히 흑A의 침입하는 수단을 노리는 <요처>가 되고 있다. 이곳을 만약 백이 선착하여.....
2도
백1로 두어오면, 흑은 아래쪽에 가령 흑A로 응수하는 것만으로도 백의 주문대로 굴복한 것이 되며, 만약 손을 빼어 백A, 또는 주위의 상황에 따라 백B를 당하면, 흑은 초라해진다. 물론 반격이 없지않아 있지만 대체로 불리한 싸움을 강요당한다. <1도>와 <2도>의 차이를 잘 음미하기 바란다. 동시에 이곳을 언제 둘 것인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둔다. 하나의 예를 보면.....
3도
이렇게 흑1로 진출하면, 이것은 단순히 <대세상의 요처>만이 아니고 국지상으로도 아주 좋은 착점이 된다. 다시 말해서 흑1을 두지 않고 손을 빼어.....
4도
반대로 백1의 봉쇄를 당하면, 이 흑 전체의 생사마저 위협을 받는 것이다. 백A의 날일자로 달리고 흑B에 백C면 과연 두집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백1에 의해서 중앙에 구축되는 백의 세력권은 상당한 것이다.
달리 생각해서 <3도>의 흑1 또는 <4도>의 백1은 대세(大勢)상의 문제라고 여유있게 생각하지 말고 빨리 두어야 할 곳, 다시 말해서 급처(急處)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도 제9기 명인전 도전자 결정리그전 1970년 1월 28~29일
흑:오다께 히데오 백:다까가와 가꾸
오다께가 마음껏 대세력 작전으로 두었던 한판이다. 이처럼 폭넓은 바둑에서는 한수 한수의 착점이 매우 어렵다.
흑은 1로 두는 것이 절호의 수였다. 백이 2로 받아오면 흑3으로 압박해서 세력권을 확장할 수가 있다.
이 흑1 대신, 오다께는 흑A로 뛰었는데 이때 백은 B도 흑이 구축하고 있는 곳에너무 접근해서 역시 의문이었다는 다까가와9단 자신의 강평이었다.
다시 말해서 백B로는 백1의 곳에 뛰는 것이 <대세상의 요처>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처럼 넓은 곳에서는, 한수의 착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A 세력권의 쟁처
6도
<5도>에서 몇수가 더 진행된 상황으로, 백1로 침입하여 왔다. 이 1의 곳이 <대세상의 요처>이다.
백은 상당히 실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흑의 세력권을 삭감하기만 해도 만족이지만 그 착점을 찾으려 해도 쉽게 이해득실을 밝힐 수가 없다. 굳이 따진다면 백1은 흑A로 배후를 차단해도 백B로 간단히 잡히지 않으며 흑B라면 백C로 좌변에 침입한다는 정도의 착점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백1은 이 상황에서의 대세상의 요처였던 것은 사실이다. 이것에 대해 흑도 B로 위쪽에서 응수해야 한다. (흑C는 좌변에 <뒷문이 열린 약점>이 있어 불만이다.)
그러나 오다께는 백1에 대해 흑B로 응수하는 것이 소극적이라 생각한 나머지.....
7도
흑1 이하 5까지 하변을 두었다.
그러나 이곳은 원래 백으로써는 아무런 불안도 없는 곳이므로 백2, 4로 가볍게 응수하고 손을 빼, 백6으로더 깊숙이 파고드는 사태까지 이르고 말았다.
만약 백6으로 한칸 더 욕심을 부려 A에 두었다면 흑B로 반격하는 수단이 있어 백이 위험하다.
이것은 <대세상의 요처>를 찾아내는 문제이며 또한 흑이 방향이 틀려 실패한 보기로서 든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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